[콘서트] 박정현 전국투어 콘서트 The Bridge

2023. 5. 24. 01:02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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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박정현 전국투어 콘서트, 그 시작을 알리는 서울 첫 공연을 위해서 찾아왔다.

 

2017년 서태지 앵콜공연 이후에 근 6년 만에 다시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가 설레는 것이었다.

 

내가 처음 박정현을 알게 된 것은

그녀가 1집을 발매했던 1998년 2월이었다.

 

그때는 새 학기를 앞둔 겨울방학 때였는데,

한창 H.O.T. 젝스키스, 핑클, S.E.S. 같은 1세대 그룹이 인기가 있을 때였다.

그런데 나는 그들보다는 박정현의 노래가 좋았다.

 

처음에는 우연히 음악을 듣게 되었다.

그때는 레코드 가게라고 부르는 음반 판매점이 곳곳에 있었는데,

내가 자주 가던 레코드점에는 CD 플레이에 헤드폰을 설치해 두고 누구든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둔 곳이었다.

 

그날도 딱히 어떤 음반을 사기 위해 레코드점을 들린 것은 아니었다.

그냥 습관처럼 들른 레코드점이었는데 신곡이라며 CD 플레이어에 걸려 있던 CD를 우연히 들었던 것이

박정현 1집, 'Piece'의 Intro, 나의 하루, 그리고 P.S I love you 곡이었다.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던 나에게

그렇게 음악을 듣었던 10여 분의 시간이 정말 큰 위로가 되었는데,

더 고민할 것도 없이 헤드폰을 놓고

지갑에 있던 몇 천 원의 돈을 싹싹 긁어모아 박정현 1집, 테이프를 사게 되었었다.

 

그렇게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나는 한 동안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워크맨을 들고 다니며 박정현의 노래만 들었다.

친구들이 왜 그런 노래를 듣냐고 할 때에도 그냥 노래를 들으면 편안해지고 위로가 되는 음악이어서 좋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을 치고 나서 시간이 많이 있을 때였는데

박정현이 (내 기억이 맞다면)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시에는 콘서트에 갈 돈이 없어서 가지 못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음악을 계속 듣고 있었지만 이만저만한 이유로 콘서트에 직접 가 보지를 못하다가

이번에 25년 만에 박정현의 콘서트장을 처음 찾게 되었다.

 

진작 오지 못 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고

처음 직접 만나 그녀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떨리고 설레는 순간이었다.

 

26년 동안 내 워크맨, CD플레이어와 MP3의 플레이 리스트로,

이후에는 스마트폰 음악폴더에 항상 저장되어 있던 박정현의 노래였다.

 

왕관이 참 잘 어울리는 가수

목소리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정말 귀하고 소중한 가수의 콘서트다.

 

티켓을 보여주고 공연장으로 들어서니

친절하게 좌석배치도로 자리를 안내해주시고 계셨다.

어렵지 않게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참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었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가수의 공연이었다.

내가 다 기분이 좋아졌다.

 

공연 전에 푸른 조명으로 관객을 비추는 무대를 볼 수 있었다.

공연 제목은 The Bridge에 어울리는 다리와 계단이 놓인 무대였다.

다리와 이어지는 공간에 층을 만들어 라이브 음악 연주를 위한 밴드의 악기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자리에 갔더니 이미 팬클럽에서 슬로건을 준비해 주신 것이 보였다.

이번 콘서트가 박정현의 10집, The Bridge 발매를 겸해서 진행되는 콘서트이기도 해서

10집 타이틀 곡인 '그대라는 바다' 노래가 나오면 같이 슬로건을 들어 축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직접 만난 박정현은 TV나 다른 영상 콘텐츠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파워풀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나누었던 대화들은 

어찌나 귀엽고 위트가 넘치시던지!!

마치 구연동화를 전해 듣는 것처럼 깊이 빠져드는 말투와 멘트, 그리고 유머였다.

 

공연은

1부와 2부, 그리고 앵콜공연까지 총 3시간이 진행되었다.

짧게는 1시간 30분 정도로 끝내는 콘서트가 많은데

2시간을 넘어 3시간을 계속 노래하고 관객과 소통을 해주셨다.

 

박정현 정규 앨범의 곡들 뿐만 아니라

비긴어게인, 나는가수다, 보컬 전쟁과 같은 방송을 통해 직접 부르거나 커버했던 곡들도 들을 수 있었다.

 

앵콜까지

25곡 정도를 불러주셨는데,

평소 좋아하시는 락 음악, 라디오헤드(Radio Head)의 Creep을 직접 불러주시기도 했다.

 

콘서트에 가면 이렇게 가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락 말고도 보컬 전쟁에서 불렀던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 트로트를 부르기도 했고,

또 불후의 명곡 우승에 빛나는 푸르른 날을 끝 곡으로 열창해 주셨다.

 

박정현만큼

한글과 영어 가사의 전달력이 완벽한 가수가 있을까

 

아델(Adel)의 Some Like you

시아(Sia)의 Chandelier

 

그리고 왜 안 부르시나, 끝까지 기다리게 되는

꿈에, You mean everything to me 같은 원곡까지

모두 들을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 박정현 곡 중에 내 플레이리스트에 늘 들어 있는 곡 중

힘내!!!라는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정말 힘이 나고 위로가 되는 노래여서 콘서트에 온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

 

 

무대를 전부 스크린으로 사용하면서

노래나 분위기에 따라 배경과 조명이 바뀌며 흥을 돋았다.

무대가 가수 박정현과 박정현의 노래와 참 잘 어울렸다.

 

어떻게 3시간을 지치지도 않고 노래를 부르시는지

너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앵콜무대를 마치고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남기고 무대 뒤로 들어가셨다.

3시간 동안 참 많은 음악을 들려주시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렇게 3초 같은 3시간이 지나고, 공연이 끝이 났다.

너무 긴 여운이 남은 박정현 첫 콘서트였다.

 

나는 가수 콘서트를 가게 되면 그날 들었던 플레이 리스트를 선곡표로 만들어서

핸드폰에 새롭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한동안 듣고는 한다.

 

이번 박정현 10집의 신곡 중에서 그대라는 바다, Imma Fly, Only one이라는 곡을 즐겨 듣고 있었는데,

콘서트 라인업으로 새롭게 리스트를 만들어서 들으니

콘서트의 여운도 다시 느끼면서 다시 한 번 박정현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퇴근길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그럴 수가 없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했으니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 박정현의 매력에 빠졌으면,하고 응원과 바람을 남기고 올림픽공원을 떠나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난 박정현 콘서트의 흔적을 포털 검색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찾아 보며

다음 콘서트는 언제일까, 벌써부터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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