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사거리 냉동삼겹살 맛집, 아는 삼겹살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냉동삼겹살 맛집이 있다.

체인점도 아니고, 큰 번화가에 있는 집도 아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만 찾는 그런 맛집

 

아는 사람만 아는,

아는 삼겹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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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삼겹살 10,000 원

고추장삼겹살 11,000 원

뽈항정상 11,000 원

볶음밥 3,000 원

 

서울 강서구 등촌로13길 25

(월-일) 오후 3시 ~ 오전 12시(자정)

주차장 없음

 

 

지하철 역과는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다.

버스를 타면 가깝게 오갈 수 있는데, 자차를 이용하면 주차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고된 하루를 끝낸 퇴근길에,

아니면 집에 있다가 간단한 복장으로 외식을 먹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가게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더 오붓하게 둘러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저기 보이는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게 손님을 맞아주신다.

 

차림표가 간단하다.

삼겹살 맛집이라 몇 가지 삼겹살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나는 몇 차례 방문하면서도 냉동삼겹살만 먹어 봤다.

 

그만큼 내 입에는 냉동삼겹살이 참 맛이 있는 곳이었다.

냉동삼겹살 1인분 10,000원

가격도 참 착하다.

 

냉동삼겹살은 숯불이나 철판이 어울리지 않는다.

자고로 냉동삼겹살은 이런 널찍한 돌판이나 호일을 깐 작은 팬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정말 집에서 간단하게 삼겹살을 구워 한 끼 때울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식당이다.

 

냉동삼겹살이지만 고기가 얇지 않다.

그리고 너무 꽁꽁 얼어버린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탄력이 느껴지는,

생삼겹과 냉동 삼겹살 사이 어디쯤의 냉동삼겹살이다.

 

그런 고기를 잘 달구어진 불판에 차곡차곡 올리면

냉기가 하얀 연기로 사라지면서 삼겹살이 불판에 착 달라붙어 조금씩 익어 간다.

 

같이 나온 김치와 콩나물, 버섯과 마늘을 돼지기름에 살살 구워가면서 삼겹살이 익기를 기다린다.

삼겹살 집에 가면 고기 맛도 맛이지만, 김치가 맛이 있으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행복해진다.

 

아는 삼겹살집의 김치는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으면 궁합이 딱 맞는 그런 김치다.

너무 익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새 김치는 아닌데, 신맛이 어느 정도 가미가 되어 있는 김치다.

 

고기를 열심히 굽고 있는데 사장님이 된장을 내어주셨다.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으로 내어주시는 반찬 중에 된장찌개가 포함되어 있다.

 

고기랑 같이 먹는 찌개이기 때문에 많이 짜지 않다.

그래서 고기와 같이 먹으면 느끼한 맛을 싹 잡아주면서 다시 입맛을 돋우게 해 준다.

 

아는 삼겹살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파절이(부산에서는 '파조래기'라고 한다.)와 깻잎지를 같이 주기 때문이다.

 

나는 삼겹살을 먹을 때 파조래기하고만 고기를 먹을 정도로 정말 파조래기를 좋아한다.

깻잎은 밥반찬으로 정말 좋아하는 반찬인데, 쌈을 쌀 때 깻잎지로 쌈을 싸 먹으면 짭짤하게 고기를 맛볼 수가 있어서 좋다.

 

그렇게 만든 고기쌈 한 쌈

이 맛에 냉동 삼겹살 먹는다.

 

빨리 익고, 또 많이 먹을 수 있는 게 냉동 삼겹살의 장점이다.

누구나 아는 그 맛, 아는 삼겹살 맛이다.

 

불판을 놀릴 수는 없다.

이렇게 다 익은 고기는 김치와 콩나물 위에 쌓아 두고, 두 점씩 쌈을 싸 먹으면서도

새로운 고기를 불판에 올려 또 열심히 구워야 한다.

 

너무너무 맛있는 냉동 삼겹살이다.

집 근처 동네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한국 사람들 국룰

마지막은 항상 볶음밥이다.

 

고기를 조금 남긴 상태에서 볶음밥을 주문하면

고기를 같이 잘라서 볶아 주시는데, 마지막에 볶음밥 위로 달걀 프라이도 하나 올려주신다.

 

볶음밥을 먹어야 왠지 삼겹살을 다 먹은 것 같은 기분이다.

볶음밥을 먹기 위해 냉동삼겹살을 먹어야 했던 것처럼 또다시 볶음밥을 맛있게 먹어 본다.

 

아는 볶음밥,

아는 삼겹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