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도 등대시장 장어구이, 등대 할매집

2023. 4. 3. 23:37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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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왔으면 장어구이를 먹어 봐야 한다.
부산에서는 꼼장어, 장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통 장어라고 하면 전라도 풍천장어를 많이들 찾지만
부산에도 기장에 짚불로 구워 먹는 꼼장어구이가 유명하고,
바닷가에서는 장어구이집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근처에 등대시장이 있다.
부산 사람 중에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렇게 유명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의 감성과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잊지 않고 꼭 다시 찾게 되는 장어구이 명소이다.

실제로 등대가 근처에 있어서 등대시장인데,
여기 바닷가에 장어구이가 기가 막힌 곳이 있다.
 

 
등대할매집
구글 지도에는 길 한가운데에 등대할매집이 잘못 표시되어 있는데,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의 코너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등대 할매집
메뉴 : 장어, 꼼장어
가격 : (소) 60,000원 / (중) 75,000원 / (대) 90,000 원 / (특대) 120,000원
영업시간 : 오전 11시 00분 ~ 오후 10시 00분

 

이렇게 코너에서 아기자기한 등대 할매집을 발견할 수 있다.
저기 루프트탑이 바다가 보이는 명당인데 1개 테이블만 놓여 있어 자리를 차지하기 참 어렵다.
루프트탑에 자리를 한다면 프라이빗 하면서도 기가 막힌 뷰를 감상하며 장어를 맛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저기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장어를 구워 먹을 수 있는데
지금은 바다 쪽으로 뚝이 생겨 바다가 바로 보이지 않지만
분위기는 루프트탑 못지않다.
 

조금 서둘러 이른 저녁에 도착을 했는데
이미 포장마차 자리는 거의 만석이었다.
겨우겨우 한 자리 비집고 앉아서 장어를 주문했다.
 

연탄 불이 참 실하다.
쓰던 연탄이 아니고, 손님이 오면 새 연탄에 불을 붙여서 넣어 주신다.
연탄불은 숯불과는 또 다른 멋과 추억이 있다.
 
나는 어릴 때 연단불 보일러를 사용했던 세대이다.
추운 겨울 연탄불 한 장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나는 잘 안다.
 


메뉴는 장어구이 하나인데 반찬이 종류가 참 많았다.
파 겉절이가 참 신선하고 맛이 있었다.
장어랑 곁들여 먹으니 참기름과 파 향이 입 안 가득 맴돌다 사라지곤 했다.
 
해물찌짐은 바삭하니 촉촉하니 혼자 다 했었고,
양념장은 장어의 풍미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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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산에 왔더니
핑크빛 진로를 많이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진로 제로 슈가인데,
라벨을 핑크색으로 붙여둬서 병이 참 이뻐 보였다.
소주 한 짝에 핑크 라벨이 많지 않다고 해서 참 귀한 술을 받았다, 생각했다.
 

5명이서 장어 특대를 시켰다.
주문을 넣으면 어항에서 장어를 바로 잡아서 빠르게 손질을 해주신다.
 
포장마차 안이라서 사진이 조금 붉은색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 보면 순백의 새하얀 속살을 보이는 장어가 연탄불 위에서 구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바닷장어는 고급지게 차려진 곳에서 먹기보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둘러앉아 연탄이나 짚불에 구워 먹어야 참맛이 난다.

원래 꼼장어나 장어구이는 뱃사람들이 부산 앞바다의 높은 파도를 헤치고 힘든 뱃일을 끝마친 후에 이렇게 연탄불에 구워 먹던 것에서 유래를 했다.

 
등대 할매집 장어구이는 손님이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의 포차인데,
가끔씩 사장님이 돌아다니면서 고기를 몇 점 구워주신다.
손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으셨다.
 
구워주셔서 그런지 우리가 직접 굽는 것보다 더 맛이 났다.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는데.
 
백김치와 생강절임을 얹어서 먹는 방법,
파겉절이를 얹어서 먹는 방법, 
느끼할 때 한 번씩 오이와 함께 먹는 방법으로 먹으라 하셨다.
 
나는 백김치와 생강절임, 그리고 파겉절이를 같이 얹어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구워지기가 무섭게 손이 보이지 않을 속도로 장어를 집어 먹었다.
 
 

붕장어 vs 아나고 vs 뱀장어
붕장어와 아나고는 같은 말인데,
붕장어가 맞는 말이고, 아나고(アナゴ)는 붕장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이왕이면 한국어로 표기하고 발음하는 것이 좋겠다.
붕장어는 바다에 사는 장어, 바닷장어를 얘기한다.

반대로 뱀장어는 민물장어를 얘기한다.
뱀장어는 민물에 살다가 산란할 때만 바다로 가는데, 붕장어는 계속 바다에서 생활한다.

 


 
민물장어인 뱀장어는 1966년, 김해에서 처음 양식에 성공해서
지금 대부분의 민물장어는 양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붕장어는 아직도 어떻게 산란을 하고 치어가 장어로 되는지
그 비밀이 밝혀지지 않아 양식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붕장어는 전부 자연산일 수밖에 없다.

자연산 민물장어와 자연산 바닷장어 가격을 비교하면
자연산 민물장어가 훨씬 비싸다.

바다냐 민물이냐 선택하는 것은 드시는 분 기호에 맡길 수 밖에.

개인적으로 나는 바닷장어를 더 선호하는데
민물장어는 약간의 비린 향이 나는 것 같아서 양념을 많이 찍게 된다.
그래서 장어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는 바닷장어가 나는 더 좋다.

민물장어로 유명한 풍천장어
전라북도 고창군에 흐르는 주진천(인천강)을 지역 주민들이 풍천강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지금은 간척되었지만 이 지역은 예전에 갯벌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내륙으로 들어와 있었는데,
뱀장어가 민물에 7~9년을 머물다가 산란을 위해 태평양으로 회유하기 전에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이 지역에 많이 머물렀다고 한다.
 
주진천(인천강, 풍천강)에 하루 2번 밀물로 바닷물이 들어올 때,
자연산 장어가 바닷물과 바람을 함께 물고 들어온다고 해서 風(바람 풍), 川(내 천)을 써서 풍천장어의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도 있다.
 


 
부산 붕장어를 먹으면서
붕장어와 아나고, 뱀장어를 혼자 정리해 봤다.
 
이렇게 장어를 알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부산에서 나고 자라서 물고기 종류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장어를 다 먹고 포장마차 밖으로 나와 든든히 배를 두드리며 바다를 바라봤다.
저기 멀리 용두산공원의 용두산 타워가 보였다.
지금은 이름이 부산타워로 바뀌었단다.
 

할매 곱창집 장어는 메뉴가 2개밖에 없다.
장어, 아니면 꼼장어
정말 장어 하나로 승부하는 집이다.
 
자연산 바닷장어를 생각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인데, 양도 적지 않다.
 
우리 일행 5명이서 특대 하나시켜 먹었는데 겨우겨우 다 먹을 수 있었다.
술값을 감안하더라도 1인당 3만 원면 '주리'를 받을 수 있는 가격이다.
 

차를 가져오지 않아서
등대 할매집 앞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 정류장 이름이 등대시장이다.
 
등대시장 Lighthouse Market

참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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