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2. 21:58ㆍ먹거리
집 전체를 뒤덮는 큰 감나무가 한그루 서 있을 줄 알았다.
감나무집 기사식당
이름만 들었을 때 늦은 가을,
단감이나 홍시를 하나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만드는 기사식당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감나무가 없는
감나무집 기사식당이었다.
뭔가 색다른 식당, 그러면서도 맛이 있고 배부를 수 있는 식당을 찾다가 찾게 된 식당이었다.
2013년 3월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 에피소드에 이곳 식당이 소개되면서 많이 유명해졌다.
돼지불백이 메인 메뉴인데 본래 그전부터 연남동에서 많이 유명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무한도전에 소개가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기사식당이 되었다.
[MBC 무한도전, 감나무집 기사식당(출처:MBC)]
10년이 넘었지만 나도 '감나무집 기사식당'이 나오는 무한도전 에피소드를 정말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내가 부산에 살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당시에는 이렇게 서울까지 와서 이 식당을 찾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 식당을 이렇게 찾게 되니, 그때 무한도전의 추억도 떠오르면서도
10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감나무집 기사식당
연남동에 위치한 기사식당으로 돼지불백이 유명하다.
365일,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언제든 찾아가면 식사를 할 수 있다.
위치 : 서울 마포구 연남로 25
주차 : 완전 가능
영업시간 : 24시간 / 연중무휴
주요 메뉴 : 돼지불고기(불백) 11,000원 / 닭볶음탕 11,000원 / 생선구이 11,000원 / 오징어볶음 12,000원
엄청 넓은 주차공간이 맘에 들었다.
언제든 찾아가도 편하게 주차를 하고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한도전에서 봤던 식당건물이 지금은 리모델링을 하면서 크고 넓은 식당으로 바뀌어 있었다.
건물 주변의 모습은 TV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입구에는 대기손님이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오후 4시, 조금 이른 저녁시간에 식당에 들렀기 때문에 대기 없이 빠르게 식당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대기손님' 공간을 지나가는데
MBC 무한도전의 장면을 현수막으로 제작해서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왕 홍보할 거, 큰 도로에서도 볼 수 있도록 건물 외부에 걸어둬도 됐을 것 같은데,
이미 너무 유명해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뜻일까?
추운 겨울 날씨에 바람을 피할 수 있게 천막으로 만든 임시공간이라
입구 안에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입구가 있었다.
대기손님 추울까 봐 입구 쪽에 전기난로를 걸어둔 게 눈에 띄었다.
밖에 대기손님이 없어서 식당 안이 많이 한가할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인기가 많은 기사식당인 것이 실감이 났다.
식사시간과 상관없이 늘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식당이었다.
건물 내부는 리모델링으로 공간이 넓어지면서도 깔끔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식당 내부에는 무한도전 외에도 여러 방송에 소개된 내용이 현수막으로 벽에 걸려 있었다.
식사시간에는 많은 사람들로 어느 정도 대기할 것을 감안하고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어떤 메뉴든 메인음식만 주문하면 밥과 국, 그리고 반찬류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그리고 계선은 선불이었는데, 밥 먹고 빠르게 이동하셔야 하는 기사님들을 고려해서 선불제로 운영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일행 한 명과 같이 방문을 했는데,
여러 메뉴를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가장 유명한 불백(불고기백반) 하나와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구이를 하나씩 주문했다.
그랬더니 이렇게 반찬과 함께 밥, 국이 한상으로 차려져 나왔다.
반찬으로는 계란프라이, 두부조림, 무생채, 백김치가 같이 나왔고,
국은 콩나물국과 멸치로 국물을 우린 것 같은 잔치국수가 함께 나왔다.
가장 유명한 돼지고기 불고기
조금 더 간장색이 짙은, 검은색에 더 가까운 불고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금 묽은 불백이 나왔다.
그래도 고기가 야들야들 보드랍고 맛이 있는 불고기였다.
고등어는 많이 짜지 않고 밥과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자반고등어구이였다.
살이 통통해서 먹을 게 참 많은 고등어구이였다.
나름 불고기와 고등어구이 조합이 나쁘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콩나물국은 고춧가루를 적당히 넣어 함께 끓인 콩나물국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붉은 콩나물국보다 투명한, 맑은 콩나물국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도 칼칼한 맛이 적당히 우러나는 맛이어서 불고기와 잘 어울렸다.
계란프라이는 메인 요리 수만큼 맞춰서 2개가 나왔다.
그런데 주문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구워둔 계란프라이라서 조금 굳은 감이 있었고,
무엇보다 조금 식어서 찹찹한 계란프라이라, 계란이 가진 특유의 맛이 조금 밋밋해진 것 같아 아쉬웠다.
콩나물국을 먹다가도 간간히 목을 축이기 위해 잔치국수의 국물을 함께 마시기도 했는데
깊은 맛보다는 조금 싱겁고 닝닝한 맛이 있었다.
파나 국수양념장(다데기)을 옵션으로 함께 내주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무생채와 함께 먹었을 때 더 맛이 나는 잔치국수였다.
반찬은 필요한 만큼 여러 번 다시 채워주셔서 밥을 먹는 동안 반찬은 넉넉하게 함께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급하게 차린 밥상 한 상인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물론 빠르게 식사를 하고 다시 영업을 하러 가셔야 하는 기사님들을 고려해서
빠르게 한상 차려낸 식사이겠거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경상도 입맛인 내 입맛에는 간이 약하고 조금 밍밍한 맛이 있었다.
오늘 반찬 중에는 무생채와 두부조림이 가장 맛이 있어서 리필해서 밥과 같이 먹었다.
아, 그리고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 최고의 돼지불백 맛집을 꼽자면
부산 초량육거리에 있는 몇 개의 기사식당/불백식당 중 '부경불백' 식당을 가장 좋아하는데
부산에서 불백이라고 하면 고추장 베이스의 돼지고기 불고기 백반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내 개인적인 기억과 맛 기준 때문에 감나무집 기사식당은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그런 식당이었다.
그래도 너무나도 친절했던 직원분과 가격대비 괜찮은 한상구성으로 다시 찾아갈 용의가 있는 식당이었다.
부산에 가면 여기 '감나무집 기사식당'과 '부경불백'의 돼지고기 불고기백반을 비교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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