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4. 21:22ㆍ먹거리


평소에는 쉽게 가볼 수가 없는 곳이다.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큰 맘을 먹고 가야 맛볼 수 있는 곳
서촌 계단집
진짜 가게 안에 계단이 있고, 그 계단에 테이블을 놓고 앉아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서촌에 있는 계단집이다.
오후 5시에 서촌을 찾았는데 마침 계단집에 줄이 많이 없었다.
두 팀만 들어가면 우리도 서촌 계단집을 맛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서촌 계단집은 2층짜리 건물 본관과 길 건너 맞은편에 별관이 함께 운영 중이다.
지난번 지인들과 왔을 때는 정말 본관 1층, 계단에 앉아서 맛 좋은 해산물과 소주를 한 잔 했던 기억이 있다.
언제 방문하든 서촌 계단집을 오랜 웨이팅 없이 방문한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서촌 계단집 2층
나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후기를 보니 넓고 아늑한 공간이라고 한다.
오늘은 어디든 자리가 나는 곳으로 가볼 참이었다.

서촌 계단집은 경복궁 근처에서 켈리 판매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켈리 모델 손석구 님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다.


서촌 계단집은 여러 맛집 인증 기관을 통해 맛집 인증을 받은 서촌의 찐 맛집이다.
서울시에서 평가하는 블루리본(Blue Ribbon) 서베이, 망고 플레이트, 식신 인증을 받은 식당이다.



한 겨울이었고, 며칠 만에 찾아온 한파가 덮친 주말 저녁이었다.
줄을 서 있으면서도 많이 추워서, 나와 내 일행은 가게 안쪽에 들어가 우리 순서를 기다리기로 했다.
식당 직원분들이 흔쾌히 들어와 기다리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저기 멀리 계단 아래 위로 많은 손님들이 맛있는 해산물을 먹으며 자리를 즐기고 있었다.

서촌 계단집은 건물 2층과 맞은편 별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빈자리가 있는지는 CCTV를 통해 확인하고 적절히 손님을 안내하고 있었다.
기다리면서 보니 정말 1층과 2층, 그리고 별관까지
빈자리 하나 없이 손님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CTV 아래로, 1층을 출입하는 입구 앞으로 누가 천 원짜리 지폐를 붙여 뒀다.
여기 오가는 사람 모두 돈 벼락을 맞기를 바라는 뜻일까



주방을 바쁘게 오가는 직원분들 주변으로 계단집의 오랜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
신선한 해산물을 손질하는 모습에서 신선한 해산물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신선함이 계단집이 유명한 이유 같기도 했다.
정말 신선한 해산물에 소주 한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
서촌 계단집이었다.

나와 우리 일행은 별관으로 자리를 안내받았다.
나도 별관은 처음이었다.
별관은 안쪽 좌석에 보일러가 들어가 있어 온돌방에 앉아 술자리를 즐길 수 있다.
늘 그랬듯,
처음 자리를 잡으면 간단한 야채와 홍합탕을 내어주신다.
홍합탕은 리필도 해주시는데, 홍합탕만 있어도 소주 한 병은 거뜬할 정도로 알이 많다.


첫 안주는 소라를 주문했다.
소라를 데쳐서 속을 뽑아 잘게 잘라 주시는데,
한 젓가락씩 안주로 집어 먹기에 편했다.
맛은 물론, 신선한 식감이 소주를 부르는 맛과 식감이었다.

두 번째는 오징어숙회였다.
내가 아는 오징어숙회는 그냥 오징어만 데쳐서 잘라 나오는데
서촌 계단집의 오징어숙회는 오징어 내장을 함께 삶아서 나오기 때문에 쌉쌀한 맛과 식감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자리가 깊어지고
추가로 해물라면을 주문했다.
해산물이 가득 들어가서 시원하면서도
고춧가루를 뿌려 칼칼한 짬뽕맛이 나는 해물라면이었다.


배가 차는 게 느껴졌는데 그냥 가는 게 아쉬워서
산낙지를 추가로 주문했다.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중 하나인데,
낙지가 엄청 싱싱해서 입에 넣었을 때 탱글탱글하고 쫄깃했다.
배가 부를 때 산낙지는 정말 좋은 안주가 되는 것 같다.
서촌 계단집은 손님이 많아도 직원분이 너무 친절한 곳이었다.
그래서 줄이 길어도 더 찾게 되는 곳인 것 같다.
서촌에 자주 가지만 자주 방문하지 못하던 곳이었는데, 우연히 들릴 수 있어서 좋았다.
계단집 만으로는 아쉬워, 서촌 채부동에 가서 국수를 한 그릇 더 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서촌 채부동은 돼지갈비 집과 국숫집이 따로 나뉘어 있는데,
아무래도 국숫집이 더 인기가 많은 가게인 것 같았다.
역시나 웨이팅이 조금 있었는데,
국숫집에 웨이팅이라니 !
그럼에도 줄을 서서 먹고 싶은 국숫집이 바로 채부동이었다.
나는 칼국수,
일행은 수제비와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출출한 배를 간단히 채우기에 딱이었다.

채부동은 김치가 정말 맛있다.
칼국수와 함께 먹기 딱 좋은 김치인데,
많이 맵지도, 짜지도 않지만 감칠맛이 있는 우리네 김치 맛다.

마무리는 전을 하나 시켜 입가심으로 먹었다.
경상도 남자 셋이서 주문한 정구지찌짐,
여기서는 부추전이라고 메뉴판에 적혀 있었다.
채부동은 국수도, 찌짐도, 막걸리도 참 맛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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